2002.12.24 14:25
안녕하세요. rurys 님, 한국노총입니다.

1. 젊은 날 5 여년간 회사를 위해 성실히 일해온 근로자를 지저분한 방법으로 내치려고 하는 회사의 의도가 훤히 보입니다. 회사가 "복직후에 정상적인 근무환경이 조성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것을 견디느니 사직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것은 근로자에게 사직할 것을 종용하며 회유하는 작전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귀하가 이제까지 회사를 위해 일해온 과정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직장인이 일자리를 잃었을 때 겪는 생활상의 어려움와 재취직의 난관을 생각한다면, 또 정당한 이유없이 회사가 근로자에게 사직을 강요하는 부당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자 한다면, 결코 사직서를 제출해서는 안되며 근로자의 권리하는 방향으로 문제의 실마리를 잡아나가야 합니다. 마음이 많이 복잡하실텐데, 귀하의 질문 글 한 줄 한 줄에서 쉽게 꺽이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여 다행입니다.

2. 일단 병가는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근로조건이 아니므로,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에 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명시적 규정이 없다면 관행적으로 어떻게 적용되어 왔는지를 살펴보아야 하는데, 귀하가 병가신청에 있어서는 첫 케이스이므로 지금이라도 회사가 복직할 것을 요구한다면 복직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도 복직할 정도로 건강상태는 회복되셨다고 하니, 12월 29일까지는 휴직이 연장된 것이므로 1월 부터 출근하십시오. 따라서 27일까지 입장을 표명해달라는 회사측의 제안에 대해서는, "복직의사 확인서" 정도의 제목으로 "~~한 사유로 병가를 사용하던 중 건강이 회복되어 회사가 승인한 12월 29일까지 병가를 사용한 12월 30일부터 출근하도록 하겠습니다." 라는 요지를 담아(계속 근로할 회사이므로 불필요한 감정싸움는 피하는 것이 좋으니, 유한 표현으로 요지만 간단하게 쓰세요.) 내용증명우편방식으로 발송하십시오. 내용증명우편은 동일한 서면을 3부 작성하여 가까운 우체국에 가셔서 내용증명으로 발송해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1부는 회사로 보내고, 1부는 우체국이 보관하게 되며, 나머지 1부는 근로자에게 돌려줍니다. 근로자가 그러한 내용의 서면을 회사측에 보냈다는 것을 우체국이 증명해주는 송달방법이죠.

3. 그 후에는 회사측의 반응을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만, 만약 귀하를 해고하거나 계속해서 사직을 종용한다면 6하원칙에 근거하여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재차 질문주시기 바랍니다.

혼자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버겁다고 느껴질 수도 있으나, 노동문제라는 것이 근로자가 손들면 그대로 끝나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사직할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지금 귀하의 상황은 귀하가 스스로 사직할 상황도, 회사가 귀하를 해고할 수 있는 정당한 상황도 아닙니다.

힘내십시오!

<주40시간근로 쟁취!>를 위한 저희 한국노총의 투쟁에 지지를 부탁드리며, 즐거운 하루되시길....

rurys 님께서 남기신 상담글입니다.
> 성의있는 답변 해주시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 저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좀 긴 글을 올리겠습니다.
>
> 저는 2000년 10월 1일부터 한 회사에서 일해오고 있었습니다.
> (참고로 저는 현재 32세의 여성으로서 고용보험 가입기간은 5년이 넘습니다.)
> 저희 회사는 IT 업종으로서 파견 근무가 많은 편이고 프로젝트별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그러던중 지난 6월 몸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아 휴직을 신청했습니다.
> 처음엔 2-3개월정도 병가를 신청할 요량으로 진단서를 제출했지만, 회사측에서는 진단서 상에 "입원 가료를 요함"이 아니라 단순히 "가료를 요함"이라고 되어 있으므로 무급휴직으로 신청을 하라고 하였습니다.
> 그런데 저희 회사가 신생회사(2000년 7월 창립)여서 휴직에 대한 사규가 없었기 때문에 제가 첫 케이스로 휴직을 신청하게 되었고 회사측에서는 휴직의 최소 단위가 6개월이라며 6개월간 신청을 하라고 하였습니다.
> 몸 상태가 빨리 호전되어 빨리 복직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구요...
> 결국 저는 6월 19일부터 6개월간 휴직을 신청하게 되었고 휴직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임신한 사실을 알았습니다.
> 출산예정일이 내년 3월인지라 휴직기간인 12월까지 쉬게 된다면 2-3개월 일하고 또 산전후휴가를 써야될 상황이어서 저는 회사측에 면목도 없고 하여 지난 9월 중순 10월 1일부터 복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 그랬더니 회사측에서는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로 휴직한 것이었는데 무리하게 복직하여 일하는게 저 본인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을 것 같고, 회사측에서는 임신한 저를 어떤 프로젝트에 투입시킨다거나 파견을 보내기도 애매하고 무리하게 일을 시킬 수도 없는 상황이니, 아기를 낳을 때까지 휴직을 연장하는게 좋겠다는 연락을 해 왔습니다.
> 듣고보니 그 말도 일리가 있는 듯하여 그렇게 하기로 하고 현재까지 휴직하고 있었습니다.
> 그런데 12월 18일이면 휴직기간이 만료가 되므로 연장신청을 해야 할 것 같아 경영지원팀 동료에게 얘기했더니 알아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2003년 6월까지 휴직을 연장하더라도 3월 이후의 3개월은 산전후휴가가 되어 산전후휴가 급여를 받는 거라고 얘기했고 그 동료는 지금까지 제가 무급휴직이었기 때문에 산전후급여를 받지 못하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요. 그 당시엔 회사에서 산전후급여를 주지 않으려고 모두 무급휴가로 처리하려고 하나보다.. 고만 생각했습니다.)
> 그러고 며칠후 경영지원팀 동료가 아닌 제 직속 선배로부터 연락이 와서 만나서 얘기를 하자고 하였습니다.
> 그래서 지난 토요일 회사쪽으로 나가 그 선배를 만났더니 청천벽력같은 얘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 제가 휴직을 하고 얼마 후 회사에서 2번에 걸친 조직개편을 했는데 그러는 과정에서 제가 일하던 부서 자체가 없어졌기 때문에 제가 복직 후에 일할만한 부서가 없을 것 같아 복직이 어렵겠다구요. 저는 당연히 출산 후에 복직하여 회사를 다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전혀 상상치도 못한 얘기였습니다. "그럼 지금 사직서를 쓰게 되면 12월 19일부로 퇴사를 하게 되는 거냐"고 물었더니 그렇게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 제가 사직서를 쓸 수는 없다고 생각되어 그날은 그냥 돌아오고 오늘 인사부 차장님을 만나 얘기를 나누었습니다.(참고로 그 차장님은 제가 휴직한 이후에 입사한 분으로 오늘 처음 뵈었습니다.)
> 선배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하면서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해고를 할 수는 없다. 다만 사직을 권고하는 것이니 생각해보라."고 했습니다. 저는 퇴사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으니 복직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 그러자 복직 후에 일어나게 될 상황(제가 일할 부서가 없으니 일거리를 주지도 않고, 무보직상태에서 눈총을 받으며 회사를 다녀야하는 상황)에 대해 얘기하며 그런 것까지 감내할 생각이냐는 것입니다.
> 그래서 저는 그런 상황을 감내해서라도 복직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만 그렇게까지 해야할 필요가 있느냐며 현재 제가 회사에 대한 배신감 등 감정적인 불쾌감때문에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 현재의 부당함만 생각했지 우겨서 복직한 이후의 저의 입장이나 회사의 입장에 대해서는 고려를 못하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선 이번주 일요일 즉 12월 29일까지 휴직기간은 연장시켜놓은 상태에서 시간을 줄테니 금요일(27일)까지 생각을 정리하여 입장을 밝혀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여 그러겠다고 하고 왔습니다.
> 제가 사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데 대해 복직 후 예상되는 처우나 불편함을 들어 자꾸 사직을 권고하는데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회사측에서 제가 끝까지 사직하기 않겠다면 저의 휴직연장 신청을 못 받아들이겠다고 할 경우 저는 당장 출근하여 산전후휴가 전까지 회사를 다닐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다만 아직 복직을 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복직하면 너나 회사나 별로 안 좋은 상황까지 가게 될텐데 꼭 그렇게까지 해야하냐"며 벌써부터 겁을 주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처신하는 게 현명한 것인지 잘 판단이 되지 않습니다.
> 될 수 있는 한 빠른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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