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병상 조금 안되는 종합병원의 원무과에서 야간 응급실 당직자로 1년 6개월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정규직이고 연봉은 2900만원(월 240만원/ 공제후 실수령액은 월 220만원)입니다. 많이 받는 것 같지만 근무시간을 계산해보면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고있습니다.
야간 응급실 당직자는 총 두명으로 한명씩 번갈아가면서 근무하고있고 근무시간은 17시 30분 ~ 08시 30분(하루 15시간, 월 15일) 으로 야간에만 주말 공휴일 상관없이 격일로 근무합니다.그리고 한달에 한두번은 토요일에 12시 30분 ~ 08시 30분(20시간) 근무를 하는데 주간조에서 한달에 두번은 12시 30분 ~ 17시 30분 까지 근무를 서주는데 만약 토요일이 5번 있는 달의 경우 한명이 두번 20시간 근무를 하게 되는 겁니다.
또한 응급실 접수창구에는 따로 쉴 수 있는 휴게공간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교대근무자 없이 혼자서 근무하고 따로 휴게시간이라고 정해져있는 시간이 없습니다. 물론 환자가 오지않으면 쉴 수있는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환자가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접수창구에서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합니다. 심지어 식사시간도 따로 정해져있는 것도 아니어서 비는 시간에 짬을내서 식사를 해야하고 식사를 하거나 대변을 보러 화장실에 갈 때 등 자리비우는 시간이 오래걸리는 경우에는 꼭 사무용 전화를 휴대전화로 전환시키도록 지침이내려져 전화가 오면 전화응대를 하거나 환자가 오면 접수를 하러 달려가야 합니다.
2016년 8월에 입사해서 연봉계약을 한뒤 어제 처음으로 연봉계약서를 갱신했습니다.
그런데 연봉계약을 하며 인사팀장이 뜻밖의 말을 했습니다.
인사팀장이 말하길 2017년까지는 급여를 계산할 때 휴게시간을 포함시키지 않고 15시간 전부 급여를 해줬는데 근로자에게 휴게시간을 주지 않았다고 혼나서 급여계산에 4시간당 30분씩 총 1시간 30분(주간 30분, 야간 1시간)의 휴게시간을 포함시키켜서 휴게시간만큼 급여에서 차감시키겠다는 겁니다. 입사이래 처음하는 연봉계약이었고 저는 당연히 최저임금이 오른만큼 급여가 오를거라 생각해서 별다른 준비도 없이 계약에 임했기에 당황하기도 했고 해당사안에 대한 설명이 짧고 두루뭉술했으며 차감된 급여를 보충하기위해 별도로 상여금을 지급한다고 하여 계약서에 싸인을 했습니다.
(싸인을 할때는 이전에 받던 연봉이 얼만지 정확히 기억이 안나 앞으로 받게될 연봉과 비교를 할 수 없었고 차감될 금액이 정확히 얼마인지 가늠할 수 없어 보충한다는 상여금이 적절한 수준인 줄 알았습니다.)
집에와서 지금 받은 연봉계약서와 입사 때 받았던 연봉계약서와 비교해보니 웬걸 기존에 받던 연봉과 별차이가 없던겁니다. 최저시급이 올라서 받게되는 기본급은 분명 올랐을테고 근무시간이 따로 변동된 것도 없는데 연봉은 그대로라니 이상함을 느끼고 자세히 알아보니 그제서야 휴게시간의 차감이 심각한 수준임을 깨달았습니다. 또 위에 언급한 근무상황처럼 업무 중 휴게시간이라 할 수 있는 시간이 따로 없는데 업무시간에서 휴게시간을 차감하는 것에 대하여 부당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같이 근무하는 또 한명의 야간응급실 당직자와 함께 계약 당사자인 인사팀장에게 휴게시간에 대해 문의했더니 '너네 환자 없을 때 쉬고있는거 다 알고있었는데 이전까지는 봐준거다', '환자 없을 때 쉰거는 쉰거 아니냐', '이전에 받은 급여가 더 많이 받고있는 거였고 이번부터가 올바로 받는 급여인데 뭐가 문제냐', '지금 바쁜거 안보이냐'라는 식의 답만을 받았을 뿐입니다. 바늘로 찔러도 피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딱딱한 대답에 저희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받은 연봉계약서에는 다음과 같이
연봉: 29,678,760원
기본급: 1,588,770원
식대: 130,000원(100,000원 비과세)
연장근로: 313,500원 월 27.5시간
야간근로: 399,000원 야간근로수당 월 15일 근무 및 7시간 (심야50% 가산)
상여금: 41,960원 (월 15일 이상 출근 및 급여지급일 현재 재직중인 경우 지급, 급여지급일 이전 퇴사자는 지급하지 않는다.)
계: 2,473,230원 갑근세 주민세 및 4대보험료등이 포함된 금액임.
라고 적혀있습니다.
입사 당시 받았던 근로계약서와 비교해보면 가장 큰 변동점은 기본급이 오른 대신에 연장근로시간이 50시간에서 22.5시간 줄어든 27.5시간이라는 것이고 야간근무 시간이 8시간에서 7시간으로 줄어들었고 상여금이랍시고 4만원 정도가 추가됐다는 겁니다. 연장근로시간이 왜 이렇게 줄어들었는지 의아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휴게시간 1시간 30분이 연장근로시간에서 차감되는 것이었습니다.(1.5시간x15일=22.5시간)
차감된 휴게시간만큼의 급여를 계산해보니 연장근로수당에서 256,500원 차감되었고 야간근로수당에서 57,000원이 차감되었는데 대체한답시고 주어진 상여금이 고작 41,960원이라는게 어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휴게시간을 급여에서 차감하는 것도 억울한 일인데 일반근로시간에서 차감하는 것이 아니라 50%가산되는 연장근로시간에서 차감하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인지 의문입니다.
- 차감된 연장근로시간 계산
1) 시간당 받는 금액: 313,500원 ÷ 27.5시간 = 11,400원
2) 차감된 금액: 11,400 × 22.5시간 = 256,500원
- 차감된 야간근로수당 계산
1) 시간당 받는 금액: 399,000원 ÷ 105시간 = 3,800원
2) 차감된 금액: 3,800원 × 15시간 = 57,000원
- 한달에 차감되는 금액: 313,500원 (실질적으로 차감되는 금액은 상여금 41,960원을 빼서 271,540원)
- 일년에 차감되는 금액: 3,762,000원(실질적으로 차감되는 금액은 상여금 41,960원을 빼서 3,258,480원)
따라서 원래 제가 받아야될 월급은 2,786,730원이고 원래 제가 받아야될 연봉은 33,440,760원 이었습니다
따로따로 두면 그리 크지 않은 금액처럼 보여도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어마어마 했습니다.
집에 들어와서 휴게시간에 대해 검색해보니 "자유롭게 쉬지 못하면 휴게시간도 근로시간", "휴게시간과 대기시간의 구분 및 임금지급 의무" 등에 대한 정보나 판례가 있었고 또 근로기준법 - 나무위키의 4.5.1.2 휴게 항목을 보면 만약에 8시간 혹은 4시간 이상 근로하였는데 휴게시간을 받지 않았으면, 휴게시간 만큼의 미지급 임금을 고용주에게 청구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업에 대하여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를 한 경우에는 제54조에 따른 휴게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
-운수업, 물품 판매 및 보관업, 금융보험업
-영화 제작 및 흥행업, 통신업, 교육연구 및 조사 사업, 광고업
-의료 및 위생 사업, 접객업, 소각 및 청소업, 이용업
-그 밖에 공중의 편의 또는 업무의 특성상 필요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
이라고 나와있어서 여기에 걸고 다시한번 휴게시간에 대해 인사팀장에게 문의해보고 할 수 있다면 재협상을 통해 연봉계약서를 수정해보고자 하는데 법에 대해 잘 몰라서 도움이 필요합니다
1. 우선 연봉계약서에 싸인을 했는데 부당함을 이유로 번복하고 재협상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고,
2. 실질적으로 있지도 않은 서류상에만 존재하는 휴게시간이 월급에서 차감되는 것이 부당함을 어필할 수 있는 자료에 대해 알고싶습니다. 또 휴게시간으로 차감된 금액을 원래대로 돌릴 수 있게하는 절차에 대해 알고싶습니다.
- 밥먹을 시간도 없이 그저 환자가 올 때까지 대기하는 시간이 휴게시간이 아님을 입증할 수 있는 판례나 자료(아파트 경비에 대해 최근에 판결난 것이 있던데 그것의 판례가 포함된 다른자료가 또 있는지 알고싶습니다.)
- 나무위키 근로기준법에 나온 '휴게시간 만큼의 미지급 임금을 고용주에게 청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의 근거가 되는 법령이 무엇인지 알고싶고 청구하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도 알고 싶습니다.(제가 한번 찾아보려고 했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3. 만에하나 휴게시간의 차감이 부당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일반 근로시간이 아닌 연장근로시간에서 차감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 알고싶고 올바르지 않다면 해당사항을 고발할 수 있는 절차에 대하여 알고싶습니다.
4. 그리고 마지막으로 휴게시간 22.5시간을 빼기 전 기존의 연장근로 50시간이 어떠한 방법으로 계산되어 도출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