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2.13 12:09

안녕하세요. 윤진섭 님, 한국노총입니다.

출산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해고통보를 받은 아내의 상황에 가족들의 심려도 크시리라 생각됩니다. 근로자의 잘못이 아닌 "순전히 회사측 사정"에 의해 정리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누구나 걱정과 분노가 앞서지만 이럴 때일수록 긍정적 사고와 냉정한 생각으로 문제에 다가서야 합니다.

1. 정리해고는 경제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는근로자의 생활을 위협하게 되므로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정해진 요건과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만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회사측의 사정이 얼마나 악화되었는지는 저희들이 알 수는 없으나 진정으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해 정리해고를 하게 되었다할 지라도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는지"(사무실의 규모 축소, 임원 임금의 동결, 순환휴직제, 신규채용중단 등), "해고대상자 선정에 있어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마련되었는지", "60일전에 근로자 대표와 성실히 협의하였는지" 등이 요건과 절차가 됩니다.

2. 당해 근로자의 경우 구체적인 사실관계의 파악이 곤란합니다만, 저희들에게 말씀해주신 내용만을 고려했을 때 우선, 일방적으로 정리해고 대상자를 통보하여 근로자 대표와의 성실한 협의과정을 거치지 않은 점, 해고대상자 기준도 "7년차 이상인 근로자" 임에 불구하고 같은 근속을 가진 남성근로자는 제외하고 기혼여성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 상황이 이렇다면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했을리 만무하다는 점 등을 들어 부당해고로 주장하시기 충분하다 보여집니다.

이와 관련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노동OK 21번 사례 "무작정 정리해고가 가능합니까?(정리해고의 요건과 절차)"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 다만, 사직을 종용한다는 말씀만을 봤을 때 아직 구체적인 해고통보를 받은 것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사용자가 노골적으로 사직압력을 넣는다하더라도 그에 응하여 근로자가 스스로 사직서를 쓰면, 이후에 다시 당해 사직서가 "사실은 사직할 의사가 없었는데, 회사측이 강압에 의해 쓴것이다."는 사실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므로, 사직권유에 대해서는 응하셔서는 안되며 어쨌든 구체적인 해고통보를 받아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해고의 당부당을 다툴 수 있으니까요.

더이상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알 수가 없어 이정도의 답변으로 갈음합니다.
위 내용을 확인해보시고, 보다 자세한 사실관계(명확히 해고통보를 받은 것인지, 위에 제시한 정리해고의 절차와 요건은 갖췄는지, 정리해고 대상자에 포함되는 남성근로자는 전무한 것인지, 정리해고 대상인원은 몇명인지)를 명시하여 재차 질문주시면 성실히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주40시간근로 쟁취!>를 위한 저희 한국노총의 투쟁에 지지를 부탁드리며, 즐거운 하루되시길...

윤진섭 wrote:
> 안녕하세요..
> 저의 아내의 회사일과 관련하여 질문을 드리려 합니다.
> 저의 아내는 100여명의 사원으로 구성된 중소기업에서 10년째 일해왔습니다.
> 올해 임신한 아내는 출산후에도 계속 회사에 다닐 생각으로 보직변경 신청을 냈습니다.
> 회사에서는 보직변경을 확정하고 옮겨갈 부서로 이미 업무 인수인계까지 끝난상태였는데요,
> 이상하게도 회사측에서 업무부서 이동을 하지 않고 계속 현 업무에 남겨둔채 차일피일
> 미루기만 했습니다.
> 그러다가 거의 만삭이 다가온 무렵에 갑자기 사전에 예고도 없이 회사측에서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통보했답니다.
> 임신한 저의 아내는 명퇴대상 0순위가 되었구요..
> 그런데 회사의 명퇴추진 과정에 몇가지 문제점이 있어서요..이것의 적법성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
> 우선 첫째로, 현재 회사에서는 입사 7년차 이상의 사원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기준을 마련했다 합니다. 겉으로는 남녀 모두 대상이지만 실제적으로는 남자사원들은 한명도 퇴직종용을 받은 사실이 없고 제 아내를 비롯한 여사원들만, 특히 그중에서도 기혼여성들에게만 집중적인 퇴직종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저의 아내도 요새 며칠동안 회사 임원들과 매일 돌아가며 면담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명퇴 안하면 정리해고 한다는둥, 대기발령 낸다는둥 거의 협박성의 압력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법에 호소해볼까 싶기도 하지만, 회사측에서는 남녀 차별을 두지 않았다고 우길것은 뻔한 것이고..
>
> 둘째로, 회사에서 연말에 200%의 상여를 제공하기로 되어있었답니다. 그런데 그게 갑자기 100%로 삭감되었답니다. 회사측에서는 그 이유를 삭감된 금액을 명퇴자들 위로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상여금을 모으면 대충 1억정도의 자금이 생기고 이것을 명퇴자 10명에게 1인당 평균 1천만원씩 지급하려는것 같습니다. 명퇴자 위로금 지급 규정이 어떻게 되어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해가 안되는것은 구조조정에 대한 부담을 회사측이 지는 것이 아니라 사원들에게 그 부담을 돌린다는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
> 참고적으로 제 아내의 회사가 구조조정이 안되면 망할정도로 자금사정이 어려운것은 아닌듯 싶습니다. IMF당시 회사는 환차익을 비롯한 꽤 큰 이익을 남긴것 같은데요, 그당시 많은 이익이 남았음에도 회사에서는 특별상여도 제공하지 않고 임금도 동결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발생한 이익금은 경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비상시를 대비한다며 적립해두었고 그것이 현재까지 고스란히 남아있다 합니다. 이 자금을 풀으라는 사원들의 요구에 회사측은 회사가 망할 상황이 되기 전에는 절대 그 돈은 풀지 않겠다며 맞서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주들에게 막대한 배당금이 돌아간것을 봐도 회사는 현재까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는것은 확실하다고 합니다.
>
> 이상 두서없이 정리를 했는데요, 저의 아내의 경우에 회사의 행위가 과연 법적으로 정당성이 있는 것인지, 그리고 제 아내가 취할수 있는 행동은 어떤것이 있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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