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10.15 17:28
안녕하세요?

제가 처한 상황에 대해 문의를 하고 싶어 이렇게 질문을 올립니다. 현재 복잡한 문제가 다 끝나긴했지만 아무런 답도 결론도 없이 제가 할수 있는 최선을 다하지도 못하고 물러선것 같아 이렇게 용기를 내어 봅니다.

저는 국내에 이름만 이야기하면 알수 있는 L기업에 지난 97년 3월 전문대 졸업자로 여성으로 공채(?)시험을 보고 합격을 하여 지금까지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항상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을 하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8월 10일. 충격에 가까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름 아닌 입사당시 전문대졸/고졸 사무직 여성을 본사 방침에 따라 분사를 시킨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6월말부터 TFT활동의 일환으로 진행 되었고, 정작 발표가된 7월 30일까지 어느 누구하나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저희가 속한 부서는 휴가가 7월 29일부터 8월 07일까지 장기 여름 휴가가 있었던탓에 이 일을 휴가를 끝내고 돌아온 월요일 아침에 개인 E-MAIL로 팀장님께 들었습니다. 그 당시는 분사를 8월 23일에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불과 13일후에.
각 부서에 따라 휴가 일정이 다른 관계료 분사시점을 알고 준비할수 있는것은 부서에 따라 1개월에서 저희같이 13일전에 통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도 되는건지?

분사 이야기는 IMF이후 발생되는 여러 부분의 고정비를 줄이고저 이런일이 있을거라는것은 소문에 항상 돌아다니던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는 IMF이후 경기 회복이 많이 된 상태라 그런 소문은 수그러든 상태이구요. 저희 회사의 경우 지방에도 사업장이 있다보니 각 사업장은 이미 동일한 조건의 여성을 분사한 후에 저희가 마지막 대상이 된것이죠. 다른 사업장은 그곳 형평에 따라 전문대졸 여성은 제외를 시켰다고 하더군요. 왜 학력에 성차별을 하는건지.....

그런 조건이 중요한것은 아니구요. 저희같은 경우 그런 대상에 속한 인원이 130여명이 된다고 하였으나 어느하나 그런 문제에 대해 쉽게 수긍을 할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반발도 있고해서 잠시 멈칫하면서 이야기가 수그러들더니 지난 9월 10일경 다시 그 이야기가 나오고 9월 23일 퇴사를 통보 받았습니다. 그 동안 각 부서장이 노력한곳은 일부 제외하고.....
9월 23일 퇴사는 기정 사실이고 퇴사이후 선택은 두가지였습니다.

1. 분사되는 회사로 자동으로 소속 변경을 하여 일을 한다.
2. 아예 그만 두고 다른일을 한다.

위의 2가지 이외에는 아무런 선택이 주어지지 않더군요. 퇴직서을 안 쓰면 안 되거든요. 이건 의무(?)라고 할까요? 그리고 어느 누구 하나 분사하는 회사에 대한 간략한 설명도 퇴사를 하게 되면 받는 퇴직금이나 복리 후생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가 없더군요. 다들 쉬쉬하면서.
이 순간까지 당사자와 관리자이외에는 자신의 동료들도 이런일이 진행 된다는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너무 우수운 일이 아닌가요?
또 잠시 수그러들어니 9월 17일 팀장이 부르더니 사직서를 주시더군요. 채워서 제출하라고.
저희는 다음날이 격주 휴무일이고 몇일만 있으면 민족 명절이라는 추석이 다가 오는데, 참 기분이 씁슬하더군요. 저는 그것을 쓰지 않고 화요일까지 있었죠. 그제서야 제출이 늦다고 제출을 종용(?)하시더라구요. - 그래도 저는 나은편인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중에 일부는 당일날 불러 그 자리에서 바로 제출을 하라고 했더군요.
그렇게 해서 저는 이 회사에서 9월 23일부로 인사상 퇴사처리가 되었고 당장은 그만 두고 마땅히 일할 자리를 찾지 못해 당분간은 이곳에 있기로 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더 웃겨요.
추석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제가 다른 회사 소속이예요. 그러나 주위 동료들은 여전히 몰라요. 제기 퇴사한걸요. - 참, 퇴사사실이 명확해지때 주위 동료들에게 상의를 한다고 물어보기도 하고 짜증도 내보기도 했지만 명절 앞에 놓고 퇴사를 했다고는 이야기 못했고, 지금까지도 저희 퇴사 사실을 모르는 이가 더 많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구렁이가 담을 넘어가듯이 당사가 사이에서 합의 하고 결정하고....... 다른 동료들도 도움은 못 되죠. 그저 안 됐다고만 할뿐.
현재 퇴사자가 된 이후로 분사된 회사는 지난 10월 5일. 사장을 임명하고 회사 개업식/현판식을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저희는 한 번도 그 회사가 어떻게 구성되고 누가 사장을 하면서 어떤식으로 회사를 꾸려나갈지 모릅니다. 너무 한심한일이지 않나요?


퇴사자는 이번 10월 23일까지만 다니고 그만 두죠. 그동안 업무 인수 인계 차원에서 한달의 여유를 주는거죠. 또 한심한것이 더 있네요. 퇴사자 다음으로 입사한 고졸 여사원들은 자신의 L기업에 정식 사원으로 면접을 보고 입사를 한것으로 알고 있다 신입 사원 교육에서 자신은 새로 분사되는 기업의 계약직 사원인것을 알았다고 하네요. 이런 큰 기업에서 이렇게 사람을 분사 시켜도 되나요? 연약한 여자라고 무시하나요. 이것도 아직까지 뿌리 깊게 남아 있는 남존 여비 사상의 병폐인가요?

현재 저의 위치를 모르고 동일한 사무실에서 동일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분사로 저의 연봉의 200%가 깍였습니다. 그리고 이전 회사에서 받던 모든 복리 후생혜택은 하루 아침에 없어졌습니다, 현재는 월급날도 휴가 사용 여부도 전의 회사에서 받아야 되는 퇴직금 문제도...
어느것 하나 알고 있는것도 없고 알려 달라고 이야기해도 말해주는 이가 없네요..그저 본사의 방침이니 따라야 한다는것은 대기업의 횡포가 아닌가요?
저의 이런 상황이 정말로 정당한 일인가요? 성차별 학력 차별이 아닌가요?


참고로 저희 회사는 이전에도 분사는 있었습니다. 단, 어떤 목적을 가지고 회사를 만드는것이죠. 예를 들어 경비업체로 물류 지원 업체로 그 부서 전체가 각자의 돈을 출처하여 만든 일종의 벤처 기업으로 말입니다. 차라리 그런 회사로의 분사라면 저도 이렇게 화가 나지는 않을것 같은데, 말입니다.

너무 한심한 이야기일지는 모르만 저에게 용기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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