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3.09 02:53

안녕하세요 동키호태 님, 한국노총입니다.

1. 정말 난감한 질문이군요.... 외국투자자본이 철수한다면, 국내외의 타회사에 매각하는 방법이 있겠고, 아예 국내에서의 사업을 정지,폐업처리하고 완전철수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 신생노조의 입장에서 회사와 맞서 싸워나가는 것은 여간 힘든일이 아닐 것이며, 이러한 것들은 조합원들은 비록 논리적으로나 지식적으로는 잘 몰라도 느낌상으로는 대략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두려워하고 불안해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2. 타회사에 매각하는 경우라면 고용승계투쟁, 완전폐업처리인 경우 폐업위로금투쟁을 전개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것입니다만, 그러한 투쟁의 방향들이야 상황에 맞추어 상급단체와 협의하여 진행하는 될 것입니다. 그러나 어떠한 투쟁을 벌여나가건 또는 노동조합이 걱정하는 바와 달리 철수,폐업을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노동조합의 대표자로서 반드시 유지해야할 기조는 조합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사업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생노조의 경우, 대다수의 조합원들은 다른 기존노조의 조합원들과 달리 자립정신(어려운 용어로 자주성이라고 하나요?)이 다소 약하기 때문에 노동조합의 지도부 특히 노동조합의 대표자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러한 것은 당연한 현실입니다. 이러한 속에서 노조의 지도부 또는 노조의 대표자마저 조합원들에게 힘들어하는 모습, 나약한 모습, 기운없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조합원들은 '노조도 별수 없구나'하는 생각이 빠져버릴 것이 뻔한 것이고 이러한 모습과 생각으로는 어떠한 투쟁도 돌파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귀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드리는 저 역시 수많은 파업현장과 교섭현장을 경험하고 쟁의지도부, 교섭지도부와 동거동락하면서 경험적으로 느낀 한가지가 있다면 "쟁의상황, 교섭상황에 있어서 비록 난관에 봉착에 있더라도 모든 상황을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낙관적으로 판단하고, 자신감있고 활력있는 모습을 조합원들에게 보여줄때, 조합원들은 그러한 노조대표자를 믿고 따르며 그 결과로 최소한 실패하지 않는 싸움을 전개한다는 것"입니다. 노조대표자를 믿고 따른 조합원들은 타결내용이 다소 불만이 있더라도 '열심히 싸우지 않았느냐'라며 조합원이 오히려 노조대표자를 격려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임금을 많이 올렸다 적게 올렸다는 차원을 떠나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단결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매각 또는 폐업이 감행될 정도라면 투쟁을 두려워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 투쟁의 방향과 수준에 대해서는 귀 노조의 상급단체와 충분히 상의하면서 조율해나가면 충분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투쟁의 힘, 투쟁의 주체인 조합원을 리드하고 자신감을 복돋우는 노조대표자의 마음가짐이라 생각합니다. 노조대표자를 믿지 못하는 조합원(특히 노조의 경륜이 짧을수록 더욱 그렇습니다.)이 어떻게 그사람을 중심으로 싸워나갈 수 있겠습니까.....

조합원들에게 '우리 노조대표자는 자신에 차 있구나, 한번 믿어 볼만하구나', '믿음이 가는 나의 동료이자 리더인 저사람과 함께, 결과야 어찌되건 최선을 다하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 아니냐'라는 공동체 의식을 복돋워주시기 바라며, 그러하기 위해서라도 먼저 매사를 낙관적으로 판단하는 자세를 갖았으면 좋겠습니다. 답변글이 다소 장황해졌습니다. 혹시나 무례한 모습을 보였다면 그 충심만은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40시간근로 쟁취!>를 위한 저희 한국노총의 투쟁에 지지를 부탁드리며, 즐거운 하루되시길....


동키호태 wrote:
> 안녕하십니까?
> 평소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하시는 여러 선배님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 저는 외국인투자지분이 100%인 회사에 근무하고있으며 얼마전 노동조합을 설립하여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어하는 위원장 입니다.
> 초기 조합설립이 공론화 되자 사측은 생산라인을 철수할수도있으며 향후 비지니스는 없다는 논리로 위기감을 조성 일부 조합원이 탈퇴를하고 현제 가입대상 조합원 90명중 65명이 남아있읍니다.
> 지금의 한국인 사장님은 아무런 권한이 없어 걱정입니다
> 생산제품자체도 탈퇴한 조합원이있는곳은 내수가 있어 움직일수없다고 판단되나 조합원으로 남아있는 인원이 근무하고 있는 생산제품은 단순조립으로 부품을 수입하여 조립후 다시수출하는 것입니다.
> 지금 단협을 요청한 상태에있으나 대다수의 인원이 피해를볼까 진심으로우려되어 답답한 심정으로 철수를 결정할경우 어떠한 대비책이있는지 알고 싶읍니다.현제남아있는 조합원들이 많이 불안해하여 위원장으로서 어찌대처해야할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 많이 급하고 계속되는 사측의 표시나지않는 음성적인 작업에 환장 하겠읍니다.
> 수고스럽 겠지만 조속한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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