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8.28 17:34
안녕하세요. 박은선 님, 한국노총입니다.

1. 아마도 회사측에서 근로기준법의 여자근로자에 대한 야업금지 규정을 들어 격일근무제를 현행 2교대제로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근로기준법은 여자근로자에게 '격일제근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귀하의 근로형태처럼 격일제 근무시 수반되는 '야간근로'를 금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근로기준법 제68조[야업금지]에서는 '여자와 18세미만인 자는 (하오 10시부터 상오 6시까지)의 사이에 근로시키지 못하며, 또한 휴일근로에 종사시키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본 조는 여자와 연소자에 대하여 야간근로와 휴일근로를 금지시키는 규정으로써 성인남자에 비하여 노동능력이 취약한 여자와 연소자를 과도한 노동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데 그 취지가 있습니다.

2. 그러나 동법 제68조에서는 단서조항을 통해 "당해 근로자의 동의(동의서 첨부)와 노동부장관의 인가를 얻은 경우에는" 여자와 연소자에 대하여 야간근로와 휴일근로를 시킬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 통상임금 100분의 50 이상의 가산수당을 지급하여야 함은 물론입니다.

이는 근로자에게는 추가로 그 노고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고, 사용자에게는 통상적으로 지급하는 임금 이상의 과중한 임금지급의무를 부담시켜 연장근로와 야간근로 및 휴일근로를 가급적 제한하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정적 생활을 보장하고자 하는 취지 입니다.

3. 혹시나 회사측에서 노사협의회 합의사항을 지키지 못하는 사유로 드는 근거가 근로기준법 제58조 때문이라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58조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추측합니다.

근로기준법 제58조[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에서 "접객업에서는 근로자대표(노사협의회)와의 서면합의를 한 경우에는" 주12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와 휴게시간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동법 제58조는 그 대상자가 여성근로자인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여성근로자의 모성보호를 위해서라면 단지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를 통해서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며 동법 제68조에서 정하는 방법(당사자의 동의서를 첨부하여 노동부의 인가를 득함)에 따라 여성근로자 당사자의 동의를 얻는 경우라면 가능할 것입니다.

4.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러한 여자근로자보호규정이 임금에 있어서는 불이익한 처우로 다가 올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생활을 기본급보다 시간외수당에 의존하는 저임금근로자들에게 근로시간이 축소됨에 따라 임금수준 또한 저하되기 때문입니다.

5. 그렇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보다 이하의 근로조건(근로시간-여성근로자에 대한 야업금지)에 대해 사용자는 물론 근로자 스스로가 동의한다고 해도 무효로 되기 때문에 법의 테두리안에서 야간근로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근로기준법 제68조 단서에는 당해 근로자의 동의와 노동부장관의 인가가 있게 되면 여자근로자도 야업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근로자의 동의를 얻는 방법에 대해서 개별근로자의 동의를 박탈하지 않는 범위에서 당해 사업장에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로(집단의사결정방법에 의한 회의 기타 이에 준하는 방법) 할수 있다는 견해가 있습니다만, 본조의 규정취지가 여성과 연소자를 보호하기 위한 특칙이니만큼, 해당 근로자로부터 개별적으로 동의를 얻어야만 가능하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5. 만약 귀하가 언급하신대로 근무시간변동으로 임금수준 등에서 현저하게 불이익이 있다면, 야업금지의 예외규정(근기법 제68조 단서-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을 들어, 노사협의회에서 다시 한번 논의해보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

7. 귀하의 사례는 아마도 노사협의회구조만으로는 근로자의 법적근로조건 또는 당사자간의 합의된 근로조건을 유지하고 개선시켜나가는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진리아닌 진리를 입증하는 한 예시라 할것입니다. 가능하시면 문제의식을 느끼시는 동료분들과 상의하여 노동조합결성 등에 관해 의견을 모으실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주40시간근로 쟁취!>를 위한 저희 한국노총의 투쟁에 지지를 부탁드리며, 즐거운 하루되시길

박은선 wrote:
> ㅇ광주지역에 있는 조그마한 호텔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격일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여직원의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에 맞지않다고 일일근무제로 전환되어 해당된 직원들이 불만과 퇴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 ㅇ종전근무시간
> - 객실 후론트 케샤(하루근무, 하루휴무) : 오전11시 출근하여 익일11시에 퇴근(휴게시간:3시간, 취침시간:6시간)하며, 실질적으로 15시간 근무하고
> - 식당 및 커피숍 케샤(하루근무, 하루휴무) : 오전7시 출근하여 당일23시에 퇴근(휴게시간:3시간)하며, 실질적으로 16시간 근무하고 있지만 하루 휴무하기 때문에 하루에 8시간 근무한 것으로 계산됨.
>
> ㅇ현재근무시간
> - 객실 후론트, 식당, 커피숍 케샤(일일근무) : A조는 오전7시 출근하여 오후15시에 퇴근(휴게시간:2시간), B조는 오후15시 출근 23시에 퇴근(휴게시간:1시간)
>
> ※ 정말 여자들은 근로기준법에 격일제를 인정하지 않는지,노사협의회를 통하여 노동자들이 격일제를 관철했는데, 일방적으로 사측에서 근로기준법을 들먹이면서 일일근무제로 변경시켜 약자인 근로자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Extra Form
이 정보를 친구들과 공유
카톡으로 공유


List of Articles
부당해고에 관하여.. 2000.09.01 355
Re: 부당해고에 관하여.. 2000.09.02 409
부당해고로 봐도 되는지 2000.09.01 374
Re: 부당해고로 봐도 되는지 2000.09.01 395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서약서를 제출해야 되나요? 2000.09.01 633
Re: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서약서를 제출해야 되나요? 2000.09.02 801
집회결사의 자유 2000.09.01 508
Re: 집회결사의 자유 2000.09.02 467
이미 받은 상여금을 회사가 반납을 요구 할 수 있습니까? 2000.09.01 426
Re: 이미 받은 상여금을 회사가 반납을 요구 할 수 있습니까? 2000.09.02 532
연봉제이후 상여금에 관해 2000.09.01 476
Re: 연봉제이후 상여금에 관해 2000.09.02 458
휴업, 휴직, 쟁의기간에 대한 처리 질문입니다. 2000.09.01 937
Re: 휴업, 휴직, 쟁의기간에 대한 처리 질문입니다. 2000.09.02 529
퇴직금을 못 받았어요 2000.09.01 649
Re: 퇴직금을 못 받았어요 2000.09.02 896
2717번(퇴직금)에대해문의드렸었습니다..그런데.. 2000.09.01 400
Re: 2717번(퇴직금)에대해문의드렸었습니다..그런데.. 2000.09.01 415
상여금 반납에 관하여 2000.09.01 680
Re: 상여금 반납에 관하여 2000.09.02 714
Board Pagination Prev 1 ... 5717 5718 5719 5720 5721 5722 5723 5724 5725 5726 ... 5858 Next
/ 5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