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7.16 03:51
전 99년 1월 8일 구의동에 위치한 방지거 병원에 인턴간호사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IMF로 인해 각 병원의 TO가 거의 없던터라 병원에 대해 알아보지 못한채 단지 TO가 났다는 이유로 인턴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원하게 되었습니다.
입사 후 첫 6개월(서류상으로 계약됨)은 정부인턴으로 정부보조금(50만원)을 받으면서 병원이 지급하는 약간의 보조금(12만원)을 받는 대신 3교대(한달에 8-9개의 흔희 night라 하는 야간근무 포함)를 해야했고, 타병원의 인턴들과는 달리 보통 간호사들과 동일한 업무를 했습니다.
그 후 6개월(구류상으로 계약됨. 근무여하에 따라 6개월이전에 정직 발령을 낼 수도 있다고 했음)은 병원인턴으로 pay가 80만원(/월)로 오르는 대신 변함없는 3교대 근무는 물론 한달에 2개의 off를 반납해야 했습니다.
보통 간호사들과 조금도 차이 없이 일하면서 부당하게 적은 pay를 받았지만, 저와 제 입사동기들은 오로지 1년 후에는 정직 발령을 받을 것이고 또한 경력을 인정 받을 수 있다는 희망만으로.. 정말이지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저와 제 입사동기들이 순진했던 탓일까요?

본격적인 문제는 해가 바뀌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저흰 올해 1월부터 정직으로 발령 받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1월이 되자 병원측에서는 2월부터 정직으로 발령을 하겠다더군요.
2월이 되자 느닷없이 2월 9일에 면접을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흰 황당했지만, 그래도 군소리 없이 병원측이 하라는 대로 했습니다. 솔직히 그건 면접이라 할 수도 없이 병원측 높으신 분들(?)에게 저희들이 보여진 것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pay 등의 근무조건들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으니까요..
어찌되었건 1년 이상을 싼값(?)에 저희를 부려먹은 탓에 병원측에서는 저희 모두를 정직으로 발령 할 수 밖에 없었죠.
그렇게 해서 저흰 모두는 정직이 되었고, 저희가 처음 받은 월금이 얼마인 줄 아십니까?
세금공제 후에 손에 들어온 것은 625,030원... 이것이 전문직이 받아야 할 월급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다행히도 보너스는 600%이더군요)
하지만 저흰 참았습니다. 여지까지 선배들이 그래왔고, 또 임금인상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였죠...
4월부터 저흰 임금인상이 되었고 임금인상조건은 (연봉+연봉의 4%+85만원) !!
그러나 7월이 된 지금까지 어림잡아 계산을 해봐도 (연봉인상조건대로라면)한달에 10만원 가량 더 나와야 할 pay가 3만원밖에 오르지 않은 거예요..
총무과에 전화해서 알아보았더니, 주임이라는 사람이 한다는 말...
"신규직원님은 임금인상조검이 기존 직원들과 달라서 연봉+연봉의 5%..로 적용됩니다. 85만원은 1년이상 일한 직원에게만 지급하고, 지금 신규직원들에게는 대신 연봉의 5% 인상이 적용됩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저흰 따졌습니다.
"저희가 왜 신규직원인가요? 저흰 작년 1월에 입사를 했는데요? 그럼 그동안 일한건 뭔가요?"
그랬더니 총무과 주임의 차갑고 딱딱한 말 한마디....
"인턴기간은 경력으로 인정이 되지 않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세상에나....
그럼 저흰 뭡니까? 1년이상을 돈도 못 벌고... 그렇다고 오로지 경력을 쌓기 위해 버텼는데 그나마 경력마저도 인정이 안되고...
저희가 오로지 인턴으로서 대우 받은 것이라고는 적은 pay 밖에 없었는데 말입니다.
얼마전에 저희들 아래로 들어온 후배들의 면접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들도 인턴간호사로 입사를 했죠..
노동부에서 무언가를 들었는지, 그들을 불러 뭔가를 물어보겠다는 거예요.
그러나 노동부 사람들을 만나기 이전에 후배들은 병원측으로 부터 계속적은 다짐을 받았답니다. 야간근무(night)를 하냐고 물으면 절대 하지 않는다고 대답할 것과 pay가 제때에 나오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하라고 말입니다. 순진한 후배들은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지 뭡니다. 아님 당장 짤릴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저와 제 입사동기는 물론 인턴으로 입사한 후배들 모두 지금 망연자실에 있습니다...


저희 병원의 문제는 그것만이 아닙니다.

저희 병원의 이름이 왜 '방지거'인줄 아십니까? 성인군자 ST. FRANCISCO의 정신을 이어 받은 것이라나? 그렇다면 사랑을 베풀고 살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 저희 병원의 공식 pay day는 매달 10일입니다.
세상에나... 하지만 저흰 2월 급여를 3월 22일에, 3월 급여를 4월 18일에, 4월 급여를 5월 31일에 50% 나머지 50%는 6월 2일에, 5월 급여는 7월 1일에 50% 그리고 7월 4일에 나머지 50%를 받았습니다. 물론 6월 급여는 16일 현재 아직 못 받은 상태이고요.. (하기사 제가 입사하기 이전인 98년에는 4개월까지도 임금이 체불되었었다고들 하더군요...)
그렇다고 저희 병원이 운영이 안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송파구 풍납동에 있는 아산재단 서울 중앙병원과 협력체계를 맺어 거의 매일 같이 많은 환자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빈 병실이 없을 정도로...
그러면서도 의사들은 (pay가 delay될 시에는 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확한 pay day가 지켜지고 있을 뿐더러, 응급실을 확장하고 2층에 있던 외래와 물리치료실을 공사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정말 웃기는 것이 뭔지 아십니까? 직원들 pay는 그렇게 안 주면서 병원측의 높으신 분(?)인 총무과장의 개인 명의으로 강남에 300병상 규모의 병원을 샀다고 하더군요. 말로는 개인 돈으로 산것이라고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요?
누구나가 자신이 한 일에 그만큼의 대가가 있을 때 더 좋은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곳에서는 질 좋은 서비스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을 모두들 알아주셨음 합니다.

- 저희 병원의 중환자실 환경이 어떤지는 아십니까?
중환자실에는 정말이지 중환들이 있으니만큼 환자들의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장비가 꼭 필요합니다. 그러나 저희 병원 중환자실에는 자동적으로 혈압을 check 해주면서 심박동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계(타병원 중환자실은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군요)는 한대도 찾아 볼 수 없고, 오로지 심박동수와 리듬만이 나오는 옛날 기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혈압을 수동으로 재야하고, 갑자기 환자상태가 나빠지질 때면 몇대 안되는 혈압계를 찾기 위해 발을 동동 굴러야 합니다. 환자의 생명이 달린 중요한 시간에 이 얼마나 아까운 시간입니까?
또한 멤버또한 택도 없이 부족하여 각종 검사(CT, MRI, 초음파, 내시경....)시에 간호사들이 환자 침대를 밀고 검사실을 다녀야 합니다. 이 얼마나 인력낭비입니까? 그렇게 침대를 밀고 다닐 시간에 단 한명의 환자라도 가래를 뽑아준다면 그 환자에게는 얼마나 도움이 되겠습니까?

- 병동 간호사들은 어떤 줄 아십니까?
환자들이 40명 정도 되는 병동을 간호사 혼자 근무한다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러다가 갑자기 환자가 안 좋아지는 경우에는 도대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인지.. 이런 상황들의 반복으로 연장근무 수당도 전혀 없이, 3시에 끝나야 할 업무가 5시나 6시까지 delay되어 퇴근 시간이 그만큼 늦어지고....



이 외에도 병원에 숨겨진 횡포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저희들의 힘만으로는 해결책을 찾기 어려워 이렇게 글을 띄웁니다. 꼭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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